서론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신체활동에 따라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고 적응해 가는 동물이다. 현대 과학은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환경과 활동에 대한 기전을 밝혀냈으며, 인간의 활동에 대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보고하며 발전시켜 왔다. 이중, 혈류량은 활동과 외부환경요인에 의해 조절되는 중요한 요소로 신체 전반에 걸쳐 산소와 영양소, 호르몬, 세포, 상처 치유를 위한 방어기전 생성물, 혈소판을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1].
특히, 운동 중 인체는 체온 조절을 위해 대사 활동을 촉진하며, 이 과정에서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 증가와 속도가 빨라진다. 이는 각 기관과 조직으로 산소와 영양소 운반량을 증가시켜, 운동 기능과 회복 과정에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소 공급률을 높인다[
2]. 단, 외부 환경의 열적 스트레스는 혈관 반응과 혈류 동역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온환경에선 피부 혈류량이 증가되어 혈액 점도 증가하고 혈압 상승, 체액 손실, 근육 세포 내에서의 젖산(lactate) 축적과 크레아틴 인산(creatine phosphate) 분해로 인해 혈장량 감소와 심박출량(cardiac output)이 줄어들어[
3,
4], 체내 산소 및 영양소 조달 능력을 감소 시켜 대사반응과 운동 기능을 저하 시키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저온환경에서는 신체의 혈관이 수축하여 피부 혈류량을 감소시키고, 중요한 장기로의 혈류를 우선적으로 증가시켜 심부온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혈관 반응은 체내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 패턴을 변화시키며, 에너지 생산과 체온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산소 이용률을 높이게 된다[
5]. 또한, 조직 온도가 낮아지면서 근육 수축 기능에 영향을 주어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손상시키며 최대 심박출량이 감소되어 유산소 운동 능력이 감소된다[
5,
6].
혈류 반응을 활용한 운동방법으로 혈류제한(Blood Flow Restriction, BFR)을 통한 운동이 제안되고 있다. BFR 방법을 활용한 운동은 팔이나 다리에 압박 밴드를 감아 혈류를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주로 정맥혈류가 제한되며 동맥혈류는 상대적으로 덜 제한된다[
7]. 특히, BFR을 한 상태에서의 운동은 낮은 강도로 권장된다. 저항성 운동방법은 1RM(1 Repetition Maximum)의 20 ~ 40%의 강도로 수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이 강도에서도 충분한 근육 성장을 기대 할 수 있으며, 기존 방법보다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고 되었다[
8,
9]. BFR 운동은 심폐 기능, 혈관 건강, 근골격 시스템, 심리, 사회적 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건강한 성인 뿐만 아니라 심장 및 신장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적용가능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10].
BFR 운동과 환경온도(environmental temperature)의 결합을 통해 생리적 반응을 탐구함으로써, 다양한 온도 조건에서 BFR 운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함으로써 특정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합한 맞춤형 운동 처방이 가능할 수 있다[
10]. 특히, 심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 소방관, 특정 환경온도에서 경기를 수행하는 스포츠선수에게 특정 온도에서 BFR을 적용한 운동이 더 안전하거나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11]. 이에, 이 연구는 저온, 상온, 고온 환경에서 BFR을 적용과 비 적용에 따른 저항성 운동이 피부 혈류량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분석을 통해 운동 후 혈류조절에 대한 과학적 근거 제공과 최적화된 BFR 운동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논의
저온, 상온, 고온 환경에서 BFR 유무에 따른 저항성 운동이 회복기 혈류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BFR 유무와 관계 없이 고온환경 조건에서 혈류량이 높게 관찰되었다. 이는, 여러 생리학적 및 환경적 요인에 기인할 수 있다.
고온환경에서 혈류량 증가는 체온 조절 메커니즘의 일환이다. 인체가 고온환경에 노출될 때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ous system)는 혈관 확장을 유도하는 신경신호를 발생시키며, 심부온도의 조절과 함께 팔, 허벅지, 종아리 등 피부 온도를 조절하여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15]. 이는, 피부 온도 변화에 따른 신호가 척수(spino)에서 시작하여 뇌의 망상(reticulo)과 시상하부(hypothalamic)로 이어지며, Lamina-1 신경들이 온도 정보를 대뇌로 전송하고, 이 정보는 망상체(reticular formation)를 통해 뇌 전체로 확산되어, 우리가 느끼는 온도 감각을 자극하고 체온 조절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16].
이러한 신체의 생리적 반응과 조절을 통해 혈류가 체심부(core)에서 피부, 손, 발 등의 말초부로 이동하게 됨으로써, 내부 열이 피부를 통해 외부환경으로 방출되는 과정을 촉진하게 된다[
6]. 더불어, 체내 열 방출이 비감지성발한(insensible perspiration)인 대류와 전도, 복사로 유지하지 못 할 때, 피부의 땀샘(sweat gland)으로 액체가 분비되고, 이를 기화하면서 체외로 열을 방출시킨다[
17]. 이러한 과정은 고온환경에서 열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인체의 체온 조절 반응이다.
고온환경에서 운동 시 체온은 급격하게 상승하여, 근섬유막의 전해질 분포 변화, 칼슘의 방출 및 재흡수, 액틴(actin)과 미오신(myosin)의 단백질 구조 변형, 미오신의 ATPase 활동 증가 및 열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해 교차결합(cross bridge)을 방해하며,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호흡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변화를 일으킨다[
18,
19]. 이는, 근육 수축능력저하, 근육피로 증가, 회복시간 지연과 더불어 에너지 생성 과정의 효율성 감소로 인해 운동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공기와 피부 사이의 열을 교환하는 대류 방식은 주변 공기 온도가 높아질수록 감소하게 된다. 이때, 높은 온도에서는 낮은 온도에 비해 같은 양의 열이 배출되더라도 심부 체온의 증가를 더 쉽게 유발하여[
20],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하지 못할 때 운동기능 저하와 심각한 피로가 발생할 수 있다[
21].
이 연구에서 관찰된 바와 같이, 혈류량 증가는 인체가 고온에 노출되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피부로 더 많은 혈액을 보내 열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기 위한 대류방식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생리적 반응은 선행연구에서 언급한 기전과 같이 근육 활동 중에 증가된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므로, 고온 환경에서 혈류량이 증가하는 것은 신체가 열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체온을 조절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사료된다.
또한, 혈류는 가스 교환과 더불어 대사 활동 촉진, 부산물 제거, 수분 및 전해질 균형 유지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근육 내 혈관 확장으로 인해 증가된 혈류량(2, 22)은 근육에 산소와 에너지 조달을 통해 운동 기능의 유지와 회복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활동에 따른 대사 과정으로 생성된 에너지 중 약 75%는 열 생성에 사용되며, 만일 고온환경에서 활동을 수행한다면 운동 형태와 강도에 따라 온도 조절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고[
23], 글리코겐 이용이 저온환경보다 두 배 이상 높아지며[
24], 운동 후 고온(32.6 °C)과 실온(22.2 °C)에서 회복하는 과정을 비교했을 때, 고온환경에서는 탄수화물 산화가 증가되어 글리코겐의 재합성을 감소 시키는 결과를 보인 사례가 있다[
25]. 이는, 고온 환경에서 혈류량이 증가하는 것은 우석적으로 효율적인 열 배출과 신체활동으로 인해 가속화된 에너지 소모를 보충하고 근육의 지속적인 기능 유지를 위한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으로 사료된다.
고온환경과 비교해 저온 환경에서 관찰되는 혈류량 감소는 체온 유지에 대한 생리적 요구가 감소하는 현상에 기인한다. 심부온이 38°C로 유지되는 조건 하에서, 피부의 최소 혈류량은 분당 약 5ℓ가 요구된다. 그러나, 피부 온도가 36°C로 하락할 경우, 분당 2.5ℓ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6]. 이는 피부 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증발성 냉각의 필요성이 저하되어 결과적으로 심혈관계에서 요구되는 혈류량이 감소함을 시사한다. 또한, 저온환경에서 운동시 체온 유지를 위해 운동 강도가 충분히 높지 않으면 신체가 떨림 반응으로 열을 생성하여 산소 섭취가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운동 강도가 높을 경우 대사적 열 생산이 더 많아져 체온이 증가함으로 떨림을 통한 체온 상승현상은 없어진다[
6]. 저온 환경에서의 피부 혈류량 감소는 체온 유지를 위한 신체의 조절 기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고온 환경에서 신체가 열 방출을 위해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것과 대비되므로, 이러한 현상은 이 연구 결과에서 고온환경에서 혈류량이 증가한 것을 뒷받침한다.
이 연구에선 BFR 유무와 혈류량의 관계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BFR에 대한 혈류반응은 주로 근육 조직 내에서 발생하며, 전반적인 혈류량 조절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 있다. BFR 적용은 특히, 저산소 혈증에 대한 FT(Fast-Twitch) 근섬유 활성화를 촉진하고[
7], 밴드 해제 시 발생하는 재관류 과정에서 반응성 충혈(reactive hyperemia)이 나타나[
26], 근육으로의 혈류가 증가하고 근육의 에너지 공급량을 높이게 된다[
27]. 더불어, 증가한 혈류량을 통해 산소 전달량 또한 높아져 손상된 부위의 빠른 당 분해 시스템에 대한 대사적 적응을 유도하며, 세포 내 조직 성장을 촉진한다[
12,
28,
29].
이에, BFR 유무와 관계 없이 고온 환경에서 혈류량이 증가한 현상은 BFR이 저산소 혈증을 유발하여 근섬유 활성화, 대사성 산증 증가, 성장 호르몬(growth hormone) 반응 유도와 같은 내부적인 변화를 촉진하는 것에 기인한다[
28]. 혈류를 제한 했던 밴드 제거 후 나타나는 반응성 충혈작용은 일시적으로 몇 초 내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과 BFR이 혈류량에 미치는 영향이 고온 환경에서의 체온 조절을 위한 혈관 확장과 같은 강력한 외부 요인에 의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 다른 BFR을 통한 혈류반응은 4주간 운동을 통해 말초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30], 장기간 운동이 혈관내피 기능과 혈관신생을 높여 말초혈관에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31]. 이 연구에서의 결과를 선행연구와 비교할 때, 환경온도라는 새로운 변수를 도입하였으며, 장기간 운동 효과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의 결과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이에, 선행 연구에서 관찰된 BFR 적용에 따른 혈류량 증가는 장기간의 운동에 따른 생리적 반응과 적응의 효과로 해석되며, 이 연구에서 환경온도가 BFR에 대한 혈류 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선행 연구와의 비교를 통해 환경온도가 혈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강조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분석하고자 한 회복기에선 BFR이 혈류량 조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BFR의 대한 생리적 반응은 주로 근육 조직 내에서 일어나며 특히, 고온환경에서 체온 조절을 위해 혈관 확장과 혈류량 증가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BFR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비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
고온환경에서의 운동은 혈류량 증가를 초래하지만, 이는 체내 산소 및 영양소 조달 능력과 연결되며, 글리코겐 재합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고온환경에서의 운동이 인체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나타내므로, 고온환경에서 운동 시 회복전략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에, 피부 혈류량 증가는 열 배출과 대사 부산물 제거에 유리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액 손실이 생리적 반응과 신체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고온환경에서 회복을 해야 할 경우, 저온환경에서의 회복과 수분 및 전해질 섭취를 포함하는 것이 회복 과정에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